한국과 미국의 다섯 문학작가, 뉴욕에서 만나다

 KLTI U.S Forum  “Meet the Authors”


사진,글_ 정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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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번역원은 지난 10월 28일 뉴욕 한국문화원에서 “Meet the Authors”라는 주제로 한국과 미국의 작가가 만나는 미국동부포럼(KLTI U.S Forum)을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마종기, 공지영, 천운영 세 명의 한국 작가와 수잔 최(Susan Choi), 벤 라이더 하우(Ben Ryder Howe) 두 명의 미국 작가가 초정되었다. 이번 포럼은 지난 25일 빙엄턴대(SUNY Binghamton: Binghamton University)에서 “한국 문학원 재발견 - 동시대 한국 문학의 다양성”이라는 주제로 갖았던 한국문학포럼에 이어 각 작가들의 작품과 현재 한국과 미국간 문학적 교류에 대한 담론으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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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마종기, 수잔 최, 공지영, 천운영, 벤 라이더 하우


뉴욕의 가을이 문학과 어우러진 이날 저녁, 다섯 명의 한-미 작가들은 자신의 주요 작품을 직접 낭독했는데 마종기 시인은 ‘꽃의 이유(The reason for flowers)’, ‘우화의 강(Allegorical river)’ 등 다섯 편의 시를 낭독했고, 공지영 작가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Our Happy Time)’, 천운영 작가는 ‘생강(Ginger)’, 수잔 최 작가는 ‘외국인 학생(The Foreign Student)’, 벤 라이더 하우(Ben Ryder Howe)는 ‘마이 코리안 델리(My Korean Deli)’의 일부분을 낭독했다.  


마종기 시인은 1966년에 미국으로 넘어와 오랜동안 의사 생활을 하면서 모국어로 다수의 시를 써 꾸준히 한국의 정서를 언어로 표현해 왔다.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들이 심미적인 언어들로 곱게 풀어져 있는 그의 시는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Eyes of Dew(이슬의 눈물)’라는 영문 시집도 이미 출판되었다. 


수잔 최 작가는 그녀의 소설 ‘외국인 학생’에서 아버지 최 창을 모델로 한 주인공 안 창의 삶을 묘사하고 있다. 한국전쟁의 악몽에서 벗어나려 미국 테네시로 건너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아웃사이더였던 안 창이 캐서린이라는 여자를 만나며 그려지는 로맨스 소설로 치밀한 플롯과 아름다운 산문체가 특징인 이 소설은 1998년 LA타임즈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좋은 소설 베스트10’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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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에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영화 ‘도가니’의 원작자인 공지영 작가는 자신의 책 25권의 공통적인 주제는 ‘공감과 이해’라며 소설을 통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누군가를 소설을 통해 소개하고 그 사람을 이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과 ‘도가니’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Please Look After Mom)’ 영문판을 기획한 바바라 지트워(Barbara J Zitwer)를 통해 영문판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천운영 작가는 고문기술자 이근안 사건을 모티브로 쓴 소설 ‘생강’의 일부를 낭독하기에 앞서 한국어를 모르는 이들도 영문 번역본을 읽지 말고 자신이 낭독하는 한국어의 발음과 어조를 그대로 감상해주길 당부했다. 그녀는 잘 모르는 것에 대한 질문과 그 질문 과정에서 알아가는 것이 자신의 소설의 내용이 되고 있다며 그녀의 소설 ’생강’, ‘바늘’ 또한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들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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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라이더 하우의 ‘마이 코리안 델리’는 청교도 집안 출신의 뉴잉글랜드인인 그가 시카고 대학에서 만난 한국여인과 결혼 후, ‘파리 리뷰’라는 문예지 편집위원으로 일하면서 억척스런 한국인 장모와 함께 뉴욕에서 델리를 운영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세이이다. 문화적, 감성적 차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그의 유쾌한 문체로 생동감있게 묘사되어 그의 에세이는 드라마로 만들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되고 있다고 한다.  


바바라 지트워의 진행으로 이어진 인터뷰에서 다섯 명의 작가들은 모국어가 아닌 다른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는 과정을 겪으며 경험했던 일을 통해 앞으로의 문학적 교류에 대한 담론을 가졌다. 한국어는 영어로, 영어는 한국어로 번역되는 과정은 단순히 단어 하나 하나의 번역이 아닌 마치 새로 글을 쓰는 것과 같아서 감정적인 차이들도 적절하게 번역할 수 있는 훌륭한 번역가를 만나는 일의 중요성이 언급되었다. 또한 이 과정을 발빠르게 움직이고 대처해 나갈 에이전시 또한 두 나라 혹은 더 확대될 수 있는 여러나라들 간의 문화적 교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이 강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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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시장에서 한국 문학의 입지는 미미한 상황이지만 최근 들어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한국의 문학 또한 물 흘러들 듯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인 교류를 통해 한국과 미국간의 간극이 좁혀질뿐 아니라 한국문화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도 큰 역할을 해나가길 기대해 본다.